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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초보에게 첫 작물로 뭘 추천하냐고 물으면, 저는 무조건 상추라고 답합니다. 이유는 간단해요. 잘 죽지 않고, 빨리 자라고, 수확의 기쁨을 금방 맛볼 수 있거든요.
씨앗이냐 모종이냐
둘 다 괜찮은데, 정말 처음이시라면 모종을 사서 심는 게 편합니다. 근처 종묘상이나 오일장에 가면 모종 한 판에 2~3천 원이면 구할 수 있어요. 한 판이면 20~30포기 정도 되니까 소규모 텃밭에는 충분합니다.
씨앗으로 시작하면 발아부터 첫 수확까지 40일 이상 걸리지만, 모종이면 2주 만에 먹을 수 있습니다. 이 차이가 초보한테는 꽤 크죠. 기다리다 지치면 흥미를 잃게 되니까요.
심는 방법
상추는 까다롭지 않지만, 몇 가지만 신경 쓰면 훨씬 잘 자랍니다.
간격은 15~20cm가 적당합니다. 너무 빽빽하게 심으면 통풍이 안 돼서 곰팡이가 생기기 쉬워요. 깊이는 모종의 흙 높이만큼만, 너무 깊이 묻지 않는 게 포인트입니다.
물은 심고 나서 충분히 주세요. 첫 일주일은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는 게 좋고, 뿌리가 활착된 뒤에는 겉흙이 마를 때만 주면 됩니다. 상추가 물을 좋아하긴 하지만 과습은 싫어해서, 흙이 질척거리지 않게 관리하는 게 중요해요.
햇빛은 적당히
상추는 반양지에서 가장 잘 자랍니다. 하루 4~5시간 정도의 햇빛이면 충분해요. 한여름 직사광선을 너무 오래 받으면 잎이 쓴맛이 나고 꽃대가 올라오는데, 이걸 '추대'라고 합니다.
추대가 오면 상추의 수명은 거의 끝이에요. 그래서 여름에는 차광막을 씌워주거나, 아예 그늘진 곳에서 키우는 분들도 있습니다. 봄가을이 상추 키우기 최적의 계절인 이유가 여기에 있죠.
수확은 겉잎부터
상추 수확할 때 통째로 뽑으면 한 번에 끝이지만, 겉잎만 따서 먹으면 한 포기에서 여러 번 수확할 수 있습니다. 안쪽 새잎 3~4장을 남기고 바깥 잎부터 따는 거예요.
이렇게 하면 한 포기에서 한 달 넘게 계속 수확이 가능합니다. 모종 한 판이면 두 달은 쌈채소 걱정이 없어요. 마트에서 상추 한 봉지 사는 것보다 훨씬 경제적이죠. (*맛도 확실히 다릅니다. 직접 키운 상추는 아삭함이 남다르더라고요.*)
병충해 걱정은
상추는 병충해가 적은 편이지만, 진딧물은 주의해야 합니다. 잎 뒷면에 작은 초록색 벌레가 다닥다닥 붙어있으면 진딧물이에요. 초기에 발견하면 물 스프레이로 털어내거나, 친환경 방제로 님오일을 뿌려주면 됩니다.
달팽이나 민달팽이도 상추를 좋아하는데, 밤에 나와서 먹기 때문에 아침에 보면 잎에 구멍이 뚫려 있을 수 있어요. 맥주 트랩이 의외로 효과적입니다. 얕은 접시에 맥주를 담아 밭에 놓으면 밤새 달팽이들이 모여들거든요.
상추는 진짜 쉽습니다. 물 주고 햇빛 적당히 받게 해주고, 겉잎 따서 바로 씻어 먹으면 되는 거예요. 텃밭 농사가 처음이시라면 올봄에 상추부터 시작해보세요. 성공 경험이 쌓여야 다음 작물에 도전할 용기가 생기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