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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텃밭에 뭔가 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지죠. 그런데 파종 시기를 무시하고 너무 일찍 심으면 냉해를 입고, 너무 늦으면 생육 기간이 부족해 수확량이 반으로 줄어버립니다. 작물별로 파종 적기가 제각각이라 헷갈리는 것도 당연한데, 한 번 정리해드릴게요.
지온이 올라야 발아가 시작된다
봄 파종 시기를 결정하는 두 가지 기준
파종 시기는 기본적으로 기온과 지온(땅 온도)으로 결정됩니다. 아무리 낮 기온이 따뜻해져도 땅속 온도가 안 올라가면 씨앗이 발아하지 못하거든요. 상추나 시금치처럼 서늘한 걸 좋아하는 작물은 지온 5~10도에서도 발아하지만, 고추나 오이처럼 따뜻한 걸 좋아하는 작물은 지온이 최소 15도는 넘어야 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게 마지막 서리일인데, 이 날짜는 지역마다 다릅니다. 중부지방은 대략 4월 초~중순, 남부지방은 3월 말~4월 초, 고산 지대는 5월 중순까지도 늦춰질 수 있어요. 서리를 맞으면 대부분 작물은 치명적이니 이 날짜를 기준점으로 삼는 게 좋습니다.
저는 첫해에 3월 중순에 고추 모종을 사서 바로 심었다가 3월 말 꽃샘추위에 죄다 죽인 경험이 있어요. 그 이후로 달력보다 날씨 예보를 믿게 됐습니다. 서리 예보가 있는 날은 무조건 비닐 덮개를 씌워줘야 합니다.
작물별 봄 파종 시기 - 중부지방 기준
중부지방(서울·경기·충청 기준) 기준으로 주요 작물의 직파 및 모종 이식 적기를 정리했습니다. 남부지방은 2~3주 빠르게, 북부 내륙 지역은 2~3주 늦게 조정하세요.
| 작물 | 파종(직파) 시기 | 모종 이식 시기 | 발아 최적 지온 |
|---|---|---|---|
| 상추·시금치 | 3월 중순~4월 | 3월 말~4월 | 5~15°C |
| 배추·양배추 | 3월 말~4월 초 | 4월 중순 | 10~20°C |
| 당근·무 | 3월 말~4월 | 직파만 가능 | 10~15°C |
| 완두콩·강낭콩 | 3월 말~4월 초 | 3월 말~4월 초 | 10~18°C |
| 오이·호박 | 실내 육묘 3월 초 | 5월 초~중순 | 20~25°C |
| 고추·토마토 | 실내 육묘 2~3월 | 5월 초~중순 | 20~25°C |
| 수박·참외 | 실내 육묘 3월 초 | 5월 중순 이후 | 25~30°C |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매년 작물별 재배 적기를 업데이트하니 공식 자료도 함께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3월 중순
상추·시금치 직파 시작
5월 초
고추·오이 이식 적기
10°C
서늘한 작물 발아 최저 지온
15°C 이상
따뜻한 작물 최소 지온
씨앗 직파 vs 실내 육묘 - 어떤 방법이 나을까
씨앗을 바로 텃밭에 심는 직파와, 실내에서 어린 모종을 키워 옮겨 심는 육묘 후 이식은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직파는 간단하고 이식 스트레스가 없지만, 날씨 변화에 취약하고 발아 전 병충해 피해를 받기 쉽습니다. 당근, 무, 시금치처럼 뿌리가 직근인 작물은 이식이 안 되니 직파가 유일한 방법이고요.
육묘 후 이식은 텃밭 시즌을 앞당길 수 있고 관리가 집중됩니다. 고추나 토마토는 3월에 실내에서 씨앗을 뿌려 60~70일 키운 다음 5월 초에 이식하는 방식이 가장 안정적이죠. 귀찮으면 그냥 모종을 사는 게 솔직히 편하긴 합니다만, 씨앗부터 키우는 재미가 또 있습니다.
- 직파 추천 작물 - 당근, 무, 시금치, 완두콩, 강낭콩, 상추(일부)
- 육묘 후 이식 추천 작물 - 고추, 토마토, 오이, 가지, 수박, 참외
- 둘 다 가능 - 배추, 양배추, 상추(대부분), 호박
파종 성공 팁
씨앗 파종 전 하루 정도 물에 담가두면(침종) 발아율이 크게 높아집니다. 오래된 씨앗일수록 침종 효과가 두드러집니다.
봄 파종 실전 - 흙 준비와 파종 깊이
파종 시기만큼 중요한 게 파종 깊이입니다. 씨앗 크기의 2~3배 깊이가 기본인데, 너무 얕으면 건조에 약하고 너무 깊으면 발아 에너지가 부족해서 올라오지 못합니다. 상추처럼 광발아 종자는 흙을 거의 덮지 않고 눌러주기만 해도 됩니다.
흙은 파종 2~3주 전에 퇴비를 넣고 뒤집어서 숙성시켜두는 게 이상적입니다. 파종 직전 흙이 너무 딱딱하면 씨앗이 물을 흡수하기 어렵고, 너무 질면 뿌리가 숨을 못 쉬어요. 손으로 쥐었을 때 뭉쳐지되 살짝 건드리면 부스러지는 정도가 딱 맞습니다.
파종 후 발아가 될 때까지는 흙 표면이 마르지 않도록 살살 물을 줘야 합니다. 세게 뿌리면 씨앗이 움직이거나 흙이 굳어버리니 분무기나 물뿌리개 산포구를 써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봄 파종한 씨앗이 2주가 지나도 안 나오는데 왜 그런가요?
발아 지연의 가장 흔한 원인은 지온 부족입니다. 기온이 낮아 땅이 아직 차가운 경우가 많아요. 비닐 멀칭으로 지온을 올려주고, 발아할 때까지 흙 표면 건조를 막아주세요. 씨앗이 너무 오래 됐거나(저장 상태 불량), 너무 깊게 심었을 가능성도 점검해봐야 합니다.
Q2. 고추 모종은 몇 월에 심어야 하나요?
중부지방 기준으로 5월 초~중순이 고추 모종 이식 최적기입니다. 그 전에 심으면 저온 피해 위험이 있고, 너무 늦으면 생육 기간이 줄어 수확량이 감소합니다. 이식 후 1~2주는 활착을 위해 약한 바람막이를 세워주면 더 잘 자랍니다.
Q3. 상추는 여름에도 계속 키울 수 있나요?
상추는 서늘한 날씨를 좋아하는 반음지 작물입니다. 여름 고온기(최고 기온 30도 이상)에는 꽃대가 올라오고 잎이 쓴맛이 강해집니다. 여름엔 차광망을 씌워 직사광선을 줄이거나, 내서성이 강한 품종(적치마 등)으로 교체하면 어느 정도 이어서 재배할 수 있습니다. 가을 파종으로 9~11월 재배가 봄보다 훨씬 수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