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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명절이면 어머니가 토란국을 끓이셨는데, 그 구수하고 걸쭉한 맛이 아직도 생각납니다. 알고 보면 토란은 텃밭에서 키우기 그리 어려운 작물이 아니에요. 넓은 잎이 여름 텃밭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고, 가을에는 든든한 수확의 기쁨도 있습니다. 토란 재배의 처음부터 끝까지 정리해 드릴게요.
토란 기본 특성과 재배 환경
토란은 열대 아시아가 원산지인 작물로, 따뜻하고 습한 환경을 좋아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부 이남 지역에서 주로 재배하는데, 최근에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중부 지방 텃밭에서도 무리 없이 키울 수 있게 됐어요. 다습한 환경을 좋아하지만 배수가 나빠서 물이 고이면 뿌리가 썩으니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하는 자리를 골라야 합니다.
토란은 잎과 줄기가 크게 자라는 편이에요. 잎 하나가 우산만 한 크기로 자라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그늘 만들기 식물로도 활용됩니다. 텃밭에서 공간을 꽤 차지하니까 심기 전에 자리 배치를 잘 생각해두는 게 좋아요.
5월
심는 시기
9~10월
수확 적기
60cm 이상
포기 간격
씨토란 준비와 심는 방법
토란은 씨앗이 아니라 씨토란(종자용 알토란)으로 번식합니다. 시장이나 종묘상에서 씨토란을 구입하거나, 전년도 수확한 토란 중 작은 것을 종자로 쓸 수 있어요. 씨토란은 너무 크거나 너무 작으면 발아와 초기 생육이 좋지 않아요. 계란 정도 크기가 적당합니다.
심는 시기는 지온이 안정적으로 15도 이상 되는 5월이에요. 너무 일찍 심으면 썩을 수 있으니, 기온이 확실히 올라간 다음에 심는 게 안전합니다. 씨토란을 심기 1~2주 전에 햇볕에 하루 이틀 내놓아 표면을 살짝 건조시켜두면 심은 후 부패 위험이 줄어들어요.
토란 식재 순서
씨토란 준비
눈(芽)이 붙은 부분이 보이는 씨토란 선택
구덩이 파기
깊이 10~15cm, 간격 60cm
씨토란 배치
눈이 위를 향하도록 넣기
복토
흙 10cm 덮기
물주기
씨토란을 심을 때 눈이 위를 향하게 해야 새순이 곧게 올라와요. 반대로 심으면 새순이 구부러져 자라서 발아가 늦어질 수 있어요. 심고 나서 흙을 발로 살짝 눌러주면 씨토란이 흔들리지 않아요.
물주기와 거름 — 토란이 좋아하는 것
토란은 수분을 많이 필요로 하는 작물이에요. 밭이 촉촉하게 유지될 정도로 꾸준히 물을 줘야 알이 충실하게 자랍니다. 특히 한여름 고온 건조기에 수분이 부족하면 알 발달이 지체됩니다. 멀칭을 깔아두면 수분 유지와 잡초 억제에 동시에 도움이 돼요.
거름은 유기 거름을 기본으로 씁니다. 아주 심기 전에 완숙 퇴비를 흙과 충분히 섞어두고, 6~7월에 한 번 웃거름을 줍니다. 토란은 칼리 거름에 반응이 좋아서 유기 칼리 성분이 든 거름을 활용하면 알이 더 굵어지는 경향이 있어요.
여름 물주기 팁
토란은 넓은 잎에서 수분 증발이 많이 일어납니다. 7~8월 무더위에는 아침저녁 두 번 물을 주는 것이 좋고, 멀칭을 해두면 수분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흙이 갈라지면 물이 부족하다는 신호예요.
여름 관리 — 잡초와 병해 예방
토란은 여름에 폭발적으로 자라요. 6~8월에 잎과 줄기가 빠르게 커지고, 땅속에서는 알이 만들어지고 있는 시기입니다. 이 때 잡초가 왕성하게 올라오는데, 넓은 토란 잎이 그늘을 만들어줘서 자연스러운 잡초 억제 효과가 있어요. 그래도 초기에는 호미로 수시로 제거해줘야 해요.
주요 병해는 역병과 썩음병이에요. 물 빠짐이 나쁜 곳에서 잘 생기니, 배수가 좋은 곳을 선택해서 심거나 두둑을 높게 만들어주는 게 좋아요. 잎에 흰가루병이 생기면 통풍을 개선하고 감염된 잎을 빠르게 제거해야 해요. 병든 잎은 밭에 그냥 두면 포자가 퍼지니 봉지에 담아 처리합니다.
해충으로는 달팽이류가 어린 잎과 줄기를 갉아먹는 경우가 있어요. 저녁에 밭을 살펴서 발견하면 제거해주고, 달팽이 기피제를 포기 주변에 뿌리는 방법도 효과가 있습니다.
수확 시기와 방법
토란 수확은 잎이 노랗게 변하기 시작하는 9월 말~10월이 적기입니다. 서리가 내리기 전에 수확하는 게 좋아요. 서리를 맞으면 알 표면이 손상되어 저장성이 떨어집니다. 잎이 완전히 말라 쓰러지기 전에 수확하는 것이 토란 알의 상태를 좋게 유지하는 방법이에요.
토란 수확과 저장
수확 시기
9월 말~서리 전
수확 방법
포기 주변 흙을 파서 알째 들어 올리기
건조
그늘에서 1~2일 건조 후 줄기 제거
저장
흙 붙인 채 신문지에 싸서 서늘한 곳 보관
수확할 때는 포기에서 30cm 정도 떨어진 곳에 삽을 비스듬히 꽂고 포기째 들어올려요. 토란알은 큰 어미 알 주변에 새끼 알이 여러 개 달려 있어서 조심해서 캐야 알들이 분리되지 않아요. 뿌리까지 완전히 들어올린 후 알을 분리하면 손상이 줄어들어요.
토란 요리와 활용법
토란의 대표 요리는 토란국이에요. 토란을 쌀뜨물에 삶아 아린 맛을 빼고 들깨가루와 함께 끓이면 구수한 토란국이 완성됩니다. 추석 명절 제사상에 빠지지 않는 음식이기도 해요. 토란조림은 간장·설탕·참기름으로 조리면 밥반찬으로 훌륭해요. 토란대(줄기)도 말려서 나물로 쓰거나 된장국에 넣을 수 있어요. 수확 후 줄기를 말려두면 겨울 내내 활용할 수 있는 식재료가 됩니다. 토란에는 칼륨, 식이섬유, 비타민이 풍부해서 혈압 관리와 장 건강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어요.
토란 아린 맛 제거법
껍질 벗긴 토란을 쌀뜨물에 30분 이상 담가두거나, 소금물에 삶은 후 찬물에 헹구면 수산칼슘이 빠져나와 아린 맛이 줄어듭니다. 요리 전 이 과정을 꼭 거치세요.
FAQ — 토란 재배 자주 묻는 질문
토란 손질할 때 왜 가렵나요?
토란에는 수산칼슘과 옥살산 성분이 있어서 생으로 만지면 피부가 가렵고 따가울 수 있습니다. 껍질을 벗길 때 반드시 장갑을 착용하고, 물에 씻기 전에 쌀뜨물에 30분 이상 담가두거나 소금물에 삶으면 이 성분이 빠져나가요. 조리 시 충분히 데쳐야 먹었을 때 목이 가렵지 않아요.
처음 심은 씨토란이 발아가 늦어요. 괜찮은 건가요?
토란은 발아가 다소 느린 편이에요. 기온이 20도 이상 안정된 환경에서 보통 2~3주 후부터 새순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5월 초에 심었다면 5월 말~6월 초에 발아하는 게 정상이에요. 흙이 마르지 않게 관리하면서 기다리면 됩니다.
토란 저장은 어떻게 하나요?
흙이 붙은 채로 신문지에 싸서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하면 됩니다. 냉장 보관하면 냉해를 입어 빨리 썩을 수 있어요. 10~15도 사이 서늘한 곳이 적합해요. 씻거나 껍질을 벗긴 것은 냉동 보관하고, 조리 전날 냉장 해동해서 사용하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