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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파종시기를 너무 일찍 잡았다가 심어놓은 순이 냉해로 다 죽은 경험이 있으신 분 꽤 있을 겁니다. 고구마는 열대성 작물이라 서리에 약해서, 심는 시기를 조금만 빠르게 잡아도 낭패를 봅니다. 고구마 파종(삽식) 적기는 5월 중순~6월 초로, 지역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지만 이 범위 안이 가장 안전합니다.
고구마 순 구입 vs 직접 싹 키우기
고구마를 심으려면 먼저 '순'이 필요합니다. 순은 두 가지 방법으로 준비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봄철 농협이나 종묘상에서 구입하는 것, 다른 하나는 직접 고구마를 모판에 심어 싹을 키우는 방법입니다.
처음 텃밭을 시작하는 분이라면 구입하는 게 훨씬 편합니다. 구입한 순은 삽식 바로 전날 물에 담가두면 활착률이 높아집니다. 직접 키우는 방법은 2~3월에 씨고구마를 모판에 눕혀 묻어두고, 5월이 되면 20~25cm 정도 자란 싹을 잘라서 씁니다. 시간도 걸리고 공간도 필요하지만 원하는 품종을 마음껏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고구마 순 준비 방법 비교
구입 - 편리, 삽식 전날 물에 담가 활착 준비
직접 키우기 - 2~3월 씨고구마 모판 삽입 → 5월 20~25cm 싹 절취
권장 품종 - 호박고구마(밤고구마보다 달고 촉촉), 밤고구마(포슬포슬), 자색고구마
순을 구입할 때는 줄기가 굵고 잎이 진녹색이며 단단한 것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 순이 너무 가늘거나 노란빛이 돌면 활착률이 떨어집니다. 저는 작년에 종묘상에서 산 순이 절반 넘게 활착에 실패한 적이 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운반 과정에서 건조해진 게 원인이었더라고요. 구입 후 최대한 빨리 심는 게 좋습니다.
고구마 파종시기 — 지역별 삽식 적기
고구마는 땅 온도(지온)가 18℃ 이상이어야 뿌리를 잘 내립니다. 기온이 아닌 지온 기준이라 5월 초에 기온이 따뜻해도 땅속이 아직 차가울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파종 시기를 성급하게 앞당기면 활착에 실패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 지역 | 삽식 적기 | 수확 시기 |
|---|---|---|
| 남부 지방 | 5월 초~5월 중순 | 9월 중순~10월 초 |
| 중부 지방 | 5월 중순~6월 초 | 10월 초~10월 말 |
| 강원·고랭지 | 6월 초~6월 중순 | 10월 중순~11월 초 |
서리가 내리기 전에 수확을 마쳐야 한다는 점도 파종 시기에 영향을 줍니다. 고구마 생육에는 최소 120~130일이 필요하기 때문에, 10월 말에 서리가 내리는 지역이라면 6월 말 이후로 파종을 미루는 건 위험합니다. 자신의 지역 첫 서리 날짜를 역산해서 파종 시기를 잡는 게 현명합니다.
두둑 만들기와 삽식 방법
고구마 밭은 두둑을 높게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물 빠짐이 좋아야 고구마가 크게 자라고, 두둑이 높을수록 땅이 따뜻하게 데워지기 때문이죠. 두둑 높이는 30~40cm, 폭은 60~70cm가 적당합니다.
- 두둑 높이 - 30~40cm (물 빠짐 확보)
- 두둑 폭 - 60~70cm
- 순 간격 - 25~30cm (촘촘히 심으면 크기가 작아짐)
- 삽식 각도 - 30~45도 비스듬히 꽂기
- 삽식 깊이 - 마디 2~3개가 땅속에 묻히도록
비닐 멀칭을 하면 잡초 관리와 지온 유지에 유리합니다. 검정 비닐을 두둑 위에 씌우고, 순을 심을 위치에 구멍을 뚫어 심는 방식입니다. 멀칭 없이 심을 수도 있지만, 잡초가 고구마 생장을 심하게 방해하기 때문에 텃밭에서도 멀칭을 권합니다.
삽식할 때 순을 너무 깊이 꽂으면 뿌리 형성이 느려지고, 너무 얕게 꽂으면 건조할 때 빠져나옵니다. 마디가 2~3개 정도 땅에 묻히는 깊이면 적당합니다. 심고 나서 발로 주변 흙을 살살 눌러 밀착시켜 주는 것도 잊지 마세요.
물주기와 병충해 관리
삽식 직후 1~2주는 물 관리가 정말 중요합니다. 순이 뿌리를 내리는 활착 기간에 수분이 부족하면 고사할 수 있기 때문에, 심은 직후에는 충분히 물을 주고 이후에도 2~3일 간격으로 체크해야 합니다. 활착이 끝나고 새잎이 올라오기 시작하면 그다음부터는 큰 비가 아니면 별도로 물을 줄 필요가 없습니다. 고구마는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편이에요.
주의 — 고구마 덩굴은 방치하면 주변으로 길게 뻗어 땅에 닿는 부분에서 뿌리를 내립니다. 이렇게 되면 모체에 가는 영양이 분산돼 고구마 크기가 작아집니다. 덩굴 뒤집기(줄기를 들어 뿌리 내리지 못하도록)를 2~3회 해주세요.
병충해로는 고구마뿌리혹선충, 검은무늬병, 덩굴쪼김병이 주요 피해를 줍니다. 연작을 피하고 건강한 씨고구마에서 키운 순을 사용하는 게 예방의 기본입니다. 선충 피해가 심한 밭은 토양 훈증제를 사용하거나, 메리골드 같은 길항 작물을 심는 방법도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농업정보포털에서 고구마 병해충 진단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수확과 보관 — 서리 전에 끝내야 한다
고구마는 서리가 내리기 전에 수확해야 합니다. 서리를 맞으면 저장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맛도 없어집니다. 일반적으로 파종 후 120~130일 뒤가 수확 적기로, 잎이 약간 노랗게 변하기 시작하면 수확 신호입니다.
수확은 맑은 날을 골라서 합니다. 호미나 삽으로 줄기를 자른 뒤, 줄기에서 30~40cm 바깥부터 파내야 고구마에 상처가 나지 않습니다. 캔 고구마는 바로 쌓아두면 상처끼리 맞닿아 썩기 쉬우니, 그늘에서 2~3시간 통풍시켜 외피를 굳혀준 뒤 보관합니다.
고구마 보관 조건
▲ 온도 - 12~15℃ (냉장 금지, 저온 장해 발생)
▲ 습도 - 85~90% (건조하면 쪼그라들고, 너무 습하면 썩음)
▲ 큐어링 - 30~33℃에서 5~7일 처리 시 상처 아물고 저장성 증가
▲ 보관 장소 - 마루 밑, 지하실, 뒤란 등 온도 변화 적은 곳
큐어링(치유 처리)을 아는 분도 생각보다 적은데, 수확 직후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5~7일 두면 상처 부위가 코르크층을 형성해 저장 중 썩음을 크게 줄여줍니다. 가정에서는 따뜻한 방에 신문지를 깔고 올려두는 방식으로 간이 큐어링을 할 수 있습니다. 귀찮다고 건너뛰면 겨울에 절반 이상이 썩어있는 걸 발견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고구마 순을 심었는데 잎이 축 늘어졌어요. 죽은 건가요?
A. 삽식 직후 1~3일 정도 잎이 처지는 건 정상입니다. 뿌리가 없는 상태에서 수분을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인데, 물을 충분히 주고 직사광선을 피해주면 대부분 일주일 안에 곧게 일어납니다. 1주일 지나도 회복이 안 되면 활착 실패로 볼 수 있습니다.
Q. 비닐 멀칭 없이 심어도 되나요?
A. 됩니다. 다만 잡초 제거를 자주 해줘야 하고, 지온 유지 효과가 없어 생육이 다소 느릴 수 있습니다. 텃밭에서 소규모로 키운다면 멀칭 없이도 충분히 수확할 수 있습니다.
Q. 고구마는 연작이 정말 안 되나요?
A. 같은 자리에 2~3년 연속 심으면 선충 피해와 덩굴쪼김병이 심해집니다. 최소 2~3년 간격으로 돌려짓기(윤작)를 하는 게 좋고, 불가피하게 연작할 경우 선충 방제제를 사용하거나 토양 개량을 해주는 게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