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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텃밭에 제일 먼저 심고 싶은 채소가 뭐냐고 물으면, 아마 열에 아홉은 상추라고 할 거예요. 심기도 쉽고, 금방 자라고, 수확도 꾸준히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씨앗부터 시작하려니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막막하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상추 키우기, 씨앗 파종부터 수확까지 순서대로 정리해 드릴게요.
상추 씨앗 파종 - 언제, 어떻게 시작할까
상추 씨앗 파종 시기는 봄과 가을 두 번입니다. 봄 파종은 3월 중순에서 5월 초, 가을 파종은 8월 말에서 9월 중순이 적합해요. 상추는 서늘한 날씨를 좋아하는 채소라서, 한여름 폭염이나 한겨울 추위에는 영 힘을 못 씁니다.
씨앗 파종은 생각보다 간단해요. 흙을 평평하게 고른 다음 얕게 줄을 그어 씨앗을 뿌리고, 그 위에 흙을 살짝 덮어주면 됩니다. 씨앗이 아주 작기 때문에 두껍게 덮으면 발아가 잘 안 돼요. 손가락으로 가볍게 눌러주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파종 핵심 포인트
상추 씨앗은 빛이 있어야 발아하는 호광성 종자입니다. 흙을 3mm 이상 덮으면 발아율이 급격히 떨어지니, 씨앗이 살짝 가려질 정도로만 얇게 덮는 게 좋습니다. 파종 후에는 물을 분무기로 촉촉하게 뿌려주세요.
파종 간격은 줄 간격 20~25cm, 씨앗 간격 10cm 정도가 적당합니다. 나중에 솎아줄 거니까 처음엔 좀 빽빽하게 뿌려도 괜찮아요. 저는 첫해에 간격을 너무 넓게 줘서 수확량이 적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이후로는 좀 촘촘히 심는 편이에요.
상추 모종 키우기 - 발아 후 초기 관리
파종 후 5~7일이면 싹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처음 보이는 두 장의 잎은 떡잎이고, 이후에 나오는 본엽이 진짜 상추 잎이에요. 떡잎 단계에서는 뽑지 않아도 되니 본엽이 2~3장 나올 때까지 기다리세요.
본엽 2~3장이 됐을 때 솎음 작업을 해줍니다. 포기 간격을 15~20cm 정도로 맞춰주는 거예요. 솎아낸 상추도 먹을 수 있으니 그냥 버리지 마세요. 작아도 맛은 있습니다.
- 파종 후 5~7일 - 발아 확인, 물 관리 계속
- 본엽 2~3장 - 첫 솎음 작업, 포기 간격 맞추기
- 본엽 5~6장 - 두 번째 솎음 또는 정식
- 정식 후 2~3주 - 본격 수확 시작
이 시기에 가장 신경 써야 할 건 물 관리예요. 상추는 수분을 좋아하지만 물이 고이면 뿌리가 썩습니다. 흙 표면이 마르면 충분히 주는 방식으로, 하루에 한 번 아침에 주는 게 좋아요.
상추 재배 환경과 토양 준비
상추 키우기에서 흙 준비가 절반은 됩니다. 상추는 뿌리가 얕게 뻗는 편이라 깊은 흙이 필요하진 않아요. 하지만 배수가 잘 되고 유기물이 풍부한 흙을 좋아합니다.
텃밭 흙이라면 거름이나 퇴비를 충분히 넣어주세요. 시판 상토를 쓴다면 그냥 사용해도 되지만, 화분이나 플랜터에 심을 때는 흙 무게 때문에 과습이 생기기 쉬우니 펄라이트를 10~20% 섞어주면 도움이 됩니다.
| 항목 | 텃밭 재배 | 화분·플랜터 재배 |
|---|---|---|
| 흙 구성 | 밭흙 + 퇴비 | 상토 + 펄라이트 |
| 깊이 | 20cm 이상 | 15cm 이상 |
| pH | 6.0~6.5 | 시판 상토 그대로 |
| 햇빛 | 반음지~양지 | 하루 4~6시간 이상 |
| 물 주기 | 1~2일에 한 번 | 표면 마르면 바로 |
햇빛은 하루 4시간 이상이면 충분합니다. 직사광선이 쨍쨍 내리쬐는 자리보다 오전 햇살만 드는 반음지가 오히려 잎이 부드럽고 맛있어요. 한여름엔 차광망을 치는 게 좋더라고요. 직광에 오래 노출되면 쓴맛이 강해지거든요.
상추 수확 - 언제, 어떻게 따야 할까
상추 키우기의 묘미는 한 번 심으면 오래 수확할 수 있다는 점이죠. 씨앗 파종 후 보통 30~40일이면 첫 수확이 가능합니다. 수확할 때는 포기째 뽑지 말고 바깥쪽 잎부터 2~3장씩 따는 게 좋아요.
이렇게 하면 가운데 새잎이 계속 자라서 한 포기에서 2~3달간 꾸준히 수확할 수 있습니다. 상추 키우기 1~2년 차에는 모르고 포기째 뽑거나, 한꺼번에 너무 많이 따서 성장이 더뎌지는 경우가 많아요. 한 번에 포기당 최대 5장 이내로 따는 게 좋습니다.
주의할 점
상추가 꽃대(추대)를 올리기 시작하면 잎이 급격히 질겨지고 쓴맛이 강해집니다. 꽃대가 보이면 빨리 따서 먹거나, 아예 그 포기는 씨앗 채종용으로 남겨두세요. 추대는 기온이 갑자기 높아지거나 일조량이 길어질 때 시작됩니다.
▲ 잎상추는 바깥잎부터 수확, 결구상추(양상추류)는 포기가 꽉 차면 포기째 수확합니다. 가정 텃밭에서 키우기엔 잎상추가 훨씬 편리해요.
상추 병해충과 관리 요령
상추는 비교적 병충해가 적은 편이라 농약 없이도 키울 수 있어요. 그래도 몇 가지 자주 보이는 문제가 있습니다.
진딧물이 가장 흔합니다. 잎 뒷면이나 줄기 부근에 작은 초록색 또는 검은색 벌레가 붙어 있으면 진딧물이에요. 물에 주방세제 2~3방울 넣어서 분무하면 어느 정도 잡힙니다. 심하면 농사로에서 유기농 방제 방법을 참고하세요.
진딧물 방제
물+주방세제 희석 분무 또는 잎 뒷면 물로 씻어내기. 초기 발견 시 효과적입니다.
노균병 예방
잎에 흰 가루가 생기는 노균병은 통풍 불량이 원인. 포기 간격을 충분히 유지하세요.
민달팽이 피해
밤에 잎을 갉아먹는 민달팽이. 맥주 트랩(얕은 그릇에 맥주 조금)을 설치하면 잡힙니다.
저도 처음 텃밭 시작했을 때 진딧물 때문에 상추 포기 반을 날린 적이 있어요. 그때 이후로 2~3일에 한 번씩 잎 뒷면을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는데, 덕분에 초기에 잡는 게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 습관 하나가 꽤 차이를 만들더라고요.
자주 묻는 질문 FAQ
Q. 상추 씨앗은 어디서 구입하나요?
A. 종묘상, 농협하나로마트,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청치마, 적치마, 로메인 등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처음이라면 '청치마상추'가 병해에 강하고 수확량도 많아 추천합니다.
Q. 화분에서도 상추 키우기가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깊이 15cm 이상 되는 화분이나 스티로폼 박스를 사용하면 됩니다. 배수 구멍이 꼭 있어야 하고, 베란다에서 하루 4시간 이상 햇빛이 드는 자리라면 충분해요.
Q. 상추가 자꾸 쓴맛이 나는 이유가 뭔가요?
A. 대부분 추대(꽃대 올라오는 것)가 시작됐거나, 온도가 너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한여름에는 차광망을 치고, 꽃대가 보이면 바로 제거하거나 포기를 새로 갱신하는 게 좋습니다.
상추 키우기, 처음엔 조금 낯설어도 한 번만 해보면 "이게 이렇게 쉬웠어?" 싶을 거예요. 씨앗 한 봉지 사서 화분 하나에 뿌려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상추만큼 빠른 보람을 주는 채소가 없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