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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감자를 심어놓고 초여름에 캐내는 그 과정이, 텃밭 농사 중에 가장 짜릿한 순간 중 하나입니다. 흙 속을 파헤치면 감자가 주렁주렁 나오는 그 느낌은 직접 해봐야 알아요. 봄 감자 심는 시기부터 씨감자 준비, 수확까지 실제로 해보면서 알게 된 것들을 정리해 드릴게요.
봄 감자 심는 시기 - 지역별 기준
봄 감자 심는 시기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기준은 땅이 얼지 않고, 마지막 서리가 내린 후 2~3주 이내예요. 일반적으로는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 제주 - 1월 하순~2월 중순
- 남부 지방(전남, 경남) - 2월 중순~3월 초
- 중부 지방(경기, 충청, 강원 영서) - 3월 중순~4월 초
- 강원 고랭지 - 4월 중순~5월 초
중부 지방 기준으로 3월 20일~4월 10일 사이가 가장 많이 권장되는 시기입니다. 너무 일찍 심으면 서리 피해를 받고, 너무 늦으면 장마철과 겹쳐서 수확이 어려워져요.
감자 심는 시기 포인트
농촌진흥청 기준으로 봄 감자 심는 시기는 평균기온이 5~10°C로 올라오는 시점이 적합합니다. 지역 기상청 예보를 참고해서 마지막 서리 날짜를 확인하고, 그 이후 2주 뒤에 심는 게 안전합니다.
제가 처음 봄 감자를 심었을 때 너무 서둘러서 3월 초에 심었더니, 4월 초에 서리를 두 번이나 맞았습니다. 줄기가 검게 죽어도 뿌리에서 다시 올라오긴 했는데, 수확량이 눈에 띄게 줄었어요. 그 이후로는 4월이 될 때까지 좀 기다리는 편입니다.
씨감자 준비와 자르기
감자는 씨앗이 아니라 씨감자(씨눈이 있는 감자 덩이)를 심습니다. 씨감자는 종묘상이나 농협에서 구입하는 게 가장 안전해요. 집에 있는 감자를 써도 되긴 하지만, 병이 있거나 발아 상태가 불규칙할 수 있습니다.
씨감자는 심기 1~2주 전에 꺼내서 햇빛이 드는 곳에 두면 싹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이 상태에서 감자를 조각으로 자르는데, 조각마다 눈(싹 나오는 곳)이 1~2개 이상 포함되어야 합니다. 조각의 무게는 40~50g 정도가 적당하고, 너무 작으면 발아 후 힘이 부족합니다.
| 항목 | 권장 기준 | 주의사항 |
|---|---|---|
| 씨감자 조각 크기 | 40~50g | 30g 이하 발아 부진 |
| 눈(싹 부위) 수 | 1~2개 이상 | 눈 없는 부분 심지 말 것 |
| 자른 후 처리 | 2~3일 그늘 건조 | 바로 심으면 부패 위험 |
| 심기 간격 | 30~35cm | 너무 좁으면 감자 소형화 |
씨감자를 자른 뒤에는 반드시 2~3일간 그늘에서 말려야 합니다. 자른 면이 굳어야 심었을 때 부패하지 않아요. 어떤 분들은 재를 바른다고도 하는데, 요즘엔 그냥 건조시키는 걸로도 충분합니다.
감자 심는 방법과 두둑 만들기
감자 심는 방법은 이랑(두둑)을 먼저 만들고 심는 게 기본입니다. 이랑 높이는 20~30cm가 적당하고, 이랑 간격(고랑 포함)은 60~70cm로 잡으세요.
토양 준비
심기 2~3주 전에 퇴비와 복합비료를 넣고 깊이 30cm 이상 경운합니다. 감자는 산성 토양을 선호하므로 석회는 최소한으로.
이랑 만들기
폭 60~70cm, 높이 20~30cm의 이랑을 만들고 검은 비닐 멀칭을 하면 잡초 방지와 지온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씨감자 심기
10~15cm 깊이로 심고 흙을 덮습니다. 눈이 위로 향하도록 심어야 발아가 빠릅니다.
▲ 비닐 멀칭을 하면 관리가 훨씬 편해지는데, 흑색 비닐이 지온 상승과 잡초 억제에 가장 좋습니다. 줄기가 올라올 부분에 X자로 칼집을 내주는 것 잊지 마세요.
감자 재배 관리 - 북주기와 웃거름
봄 감자 재배에서 북주기는 빠질 수 없는 작업입니다. 줄기가 20~30cm 자랐을 때 뿌리 주변 흙을 끌어모아 줘야 해요. 이렇게 하면 감자가 흙 위로 튀어나와 햇빛에 녹색으로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녹색 감자는 솔라닌이라는 독성 물질이 생겨서 먹으면 안 됩니다.
북주기는 심은 후 30~40일쯤, 줄기가 어느 정도 올라왔을 때 처음 해주고, 이후 2~3주 후에 한 번 더 해줍니다. 비닐 멀칭을 했다면 멀칭 위에 흙을 얹어주는 방식으로 해도 됩니다.
주의할 점
감자를 물을 너무 많이 주면 무름병이 생깁니다. 특히 개화 이후에는 물을 줄여야 해요. 반대로 개화 전에 건조하면 수량이 크게 줄어드니, 이 시기에는 흙이 마르지 않도록 관리하세요. 수확 2주 전부터는 물을 거의 주지 않아야 감자가 단단해집니다.
봄 감자 수확 시기와 방법
봄 감자 수확 시기는 줄기와 잎이 노랗게 말라가기 시작할 때입니다. 심은 날로부터 90~100일이 지나면 보통 수확할 수 있어요. 중부 지방에서 3월 말~4월 초에 심었다면 6월 말~7월 초에 캐게 됩니다.
수확할 때는 포크나 삽으로 포기에서 30cm 정도 떨어진 곳에서 흙을 들어올리는 방식으로 합니다. 직접 찔러서 감자를 상처내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하세요. 상처 난 감자는 저장이 안 되거든요.
수확한 감자는 바로 창고나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됩니다. 직사광선에 두면 금방 녹색으로 변하니, 서늘하고 어두운 곳이 최적이에요. 수확 직후 2~3일간 그늘에서 살짝 건조시키면 저장성이 좋아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슈퍼에서 산 감자를 씨감자로 써도 되나요?
A. 사용할 수 있지만 권장하지 않습니다. 시중 감자는 싹이 안 나도록 처리된 경우가 많고, 병이 있을 수 있어요. 가능하면 종묘상에서 씨감자용으로 판매하는 걸 구입하는 게 수확량에 차이가 납니다.
Q. 감자 꽃이 피면 따야 하나요?
A. 꽃을 따면 감자가 더 잘 자란다는 말도 있고 별 차이 없다는 말도 있어요. 과학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게 대체적인 입장입니다. 굳이 따지 않아도 됩니다.
Q. 감자 잎이 노랗게 변하는 이유가 뭔가요?
A. 수확 시기가 다가왔거나, 질소 비료가 부족하거나, 무름병이나 역병 같은 병에 걸린 경우입니다. 잎 전체가 균일하게 노랗게 변하고 있으면 수확 신호로 봐도 됩니다. 반점 형태로 변색되거나 썩는 냄새가 나면 병을 의심하세요.
감자 심는 시기 맞추는 것만 잘 해도 봄 감자 재배의 절반은 성공입니다. 나머지는 시간이 알아서 해줘요. 땅속에서 알아서 커가는 감자를 캐는 날, 은근히 큰 성취감을 느끼실 거예요.
